여행기/일본 오사카-도쿄(자전거)

시즈오카 주점의 변태 아저씨

White Saint 2009. 12. 21. 07:04
북태평양과 만나... 좋아서... 헤벌레... 하던 것도 잠시... 오늘은 시즈오카까지... 먼 길을 가야 한다... 여기서 도쿄까지는 약 280km... 아... 젠장... 히코네에서 나고야가 160km에... 미친듯이 힘들었으니... 이제... 고난의 연속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난의 길도... 내 직업본능을 누르지는 못하는지... 변전소가 보이니 눈이 간다... 하아... 이 놈의 직업병...




도심 속의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우리나라도 노인복지에 신경을 좀 써야 할텐데... 나이 드신분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다리를 건너는 중에... 보이는 야자수... 열매로 추정되는 것은 안보이는 걸로 볼 때...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안전과 사람들의 안전을 고려해... 다 제거 한듯...




뭔 놈의 다리하나에 날 이렇게 잡아 끄는게 많은 건지... 펜션일까... 참 깔끔하게 지었다... 이런 곳은 연인들이나 놀러 오는 곳이겠지...




마지막으로 시선을 가져가는... 이상한 건물... 왜... 바다에다가 지었을까... 비오면 넘치지 않을까...???




하아... 벌써 시간이 많이 늦었다... 미친듯이 밟지 않으면... 오늘은 산길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겠지만... 내일은 하코네를 넘어야 하는데... 체력고갈로... 산 중턱에서 조난당할지 모른다... 한참을 가다보니... 폭주족추방선언도시란다... 이 나라로 철없는 폭주족으로 인해... 고생인가 보다...
삼가... 애도...




얼마나 달렸을까... 어젠 다행히 장거리 라이딩이 아닌 샤방샤방라이딩이었던 지라... 달리기 시작할 즈음에는... 더워서 힘들었고... 이제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자... 목... 손목... 엉덩이에 통증이 생긴다... 목은 아래를 보고... 손목은... 왼손으로 핸들을 잡았다가... 오른손으로 핸들을 잡았다가... 번갈아가며... 잡는다... 아... 이... 엉덩이... 어떻해... 왼쪽엉덩이로 앉아 있을때는... 그나마 방향 잡는 것이 수월하더니... 오른쪽엉덩이로 앉으니... 균형이 자꾸 흐트러진다...
아...
"일본에서 700km를 달려봐야~ 하아~ 짝궁뎅이는 자전거 타기도 힘들구나~ 할끼야~"
배고프고... 다리 아프고... 목 아프고... 손목 아프고... 엉덩이 아프고...
오중고다... 아... 그냥 포기할까... ``;;; 근처에 지하철은 있나...??? 무슨 역이 있을까... 하는데... 역시... 항상 이런 타이밍에 난 도착을 한다... 영광의 시즈오카역...

그리고 그 앞에서 자전거 분해를 하는 바퀴벌레 한쌍... 한국인일까... 일본인일까... 의문이 들지만... 일단 난~!!! 쉬어야해... 배고파아... ㅠㅠ




아... 힘들다...
호텔을 찾아가고 있는데... "아우"가 보인다...
그래 그래... 내 심정도 아우다... 아우...




호텔을 찾아가 Check In을 하는데... 호텔 카운터 아가씨가... 영어로 안내를 하다가... 11층인 내 방의 숫자에서 멈칫거린다... 덩달아 나도 11이... 생각이 안나... 그냥 왼손 검지, 오른손 검지를 들고... 이치, 이치 라고 말하니... 카운터 아가씨가 귀엽게 웃으며... 따라한다... ㅋㅋㅋ

이건 뭐... 덤앤 더머네... 시간이 늦은 만큼... 문 연 곳이 없어... 역 쪽으로 가니... 라멘집이 하나 보인다... 생각할 것도 없이... 들어가서 라멘을 하나 먹는다...




생각해 보니... 조금 시내 구경을 한 것 외에는... 내내 유적지나... 달리기나... 곰한테서 쫄아서 도망만 친 것 같다... ``;;; 역 근처 구경을 하고... 돌아다니다... 조그만 포장마차같은 곳으로 들어가... 술과 안주를 시킨다... 완두콩은 기본안주인가 보다...




풉... 난 사케를 먹고 있고... 오른쪽의 일본인 부부는... 소주를 먹고 있다... 설악산 천연자연수로 만든 소주... 역시... 이 아저씨들... 소주를 언더락으로 드시는군...




Keep 되어 있는... 술들... 많은 양의 소주들이... 보인다...




옆자리에 앉은 일본인 부부중 남자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어디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란다... 왜... 놀라는 걸까... 시즈오카도 한국인이 잘 안오는 곳일까...???
아저씨 : 직업이 뭐에요? 학생?
나 : 전기 엔지니어에요~
아저씨 : 몇살이에요?
나 : 32살이요...
아저씨 : 그럼 군대는 갔다왔어요?
나 : 갔다왔죠~ 직업이 뭐에요~?
아저씨 : 리눅스 프로그래머에요.
역시... 두사람의 짧은 영어로는... 전혀 원활한 대화가 되지 않는다... 펜과 종이를 달라고 하여... 한자로 필담을 나누며... 한잔씩 마신 술이... 한자가 잘 안 떠오르게 될만큼... 취기가 오를무렵... 아저씨에게... 사진을 한장 찍자고 한다...




옆자리 아저씨와 한장을 찍고... 주인 아저씨랑도 한장을 찍는데... 엄훠... 이 아저씨... 어디를 만지는 거야... -_-;;;
>>ㅑ~ 변태다~ ;;;
꼭 생긴건 중국인같이 생겨놓고...




사진 찍고 놀다보니... 배용준 사진이라며... 주인아저씨가 내게... 보여준다... 드라마 이름이 뭐더라... 흠... 이럴 땐... 드라마를 좀 보는게 좋은 건지도... 어쨋든... 욘사마의 모습을 사진에 남긴다...




한참을 놀다... 내일은... 드디어... 일본의 수도 도쿄로 입성하는 날... 내일의 여행을 위하여... 난... 나의 숙소로 발길을 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