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나이 꽉찬 싱글, 두번 울리는 회사

White Saint 2010. 12. 29. 13:22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생일 등의 기념일에 케익과 꽃을 배달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저야 당연히 기념일이라고는 생일 밖에 없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음력생일을 지내는 저로서는 과연... 이벤트를 담당해주는 업체가 매년 달라지는 음력생일에 제대로 맞추어서 배달을 해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올해의 생일은 12월 25일... 예수와 같은 날 생일을 맞이해서 그런지... 휴일전날인 24일에 케익을 배송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과연 크리스마스와 생일이 겹친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폭풍같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지나고... 생일날인... 크리스마스... 조화가 아닌 생화를 보내주었더군요... 은은한 향기까지 나는... 얼마만에 보는... 꽃인가...




원래 생일같은건 잘 챙기지 않는 쿨(?)한 시골 남자라... 생일을 맞아 아들을 챙겨주러 오신 어머니와 둘이 앉아... 초를 꼽는데... 어머니가... "니가 올해 몇살이고? 몇개 꼽아야 되는데?"...(경상도 본토 발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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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들 나이는 기억해 주는 센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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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보내준 케익임에도 불구하고... "Merry Christmas"를 보며... 그래... 크리스마스긴 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초에 불을 붙이고... 소원을 빌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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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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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될만한 걸 빌어야 들어줄라캐도 들어주제. 말도 안되는거 말고 다른거 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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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등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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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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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불어서 원샷에 끄고... 그래도... 생일인데... 선물 좀... 어머니... "내가 니 낫느라 고생해서, 니가 내한테 주야지. 와 내보고 도라카노?"
네...
그래... 뭐... 언제부터 챙긴 생일이라고... 라고 생각을 하며... 꽃 사이에 끼워진... 생일 축하카드를 열어서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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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 공식 독거노인 서열 1위... 윗 분들이... 이름도 직급도 무시한 채... 귀여운 "독거"라고 부르신지... 어언... 흑...(잠시 눈물좀 닦고...) 하아... 윗분들이 맨날... "장가 가라... 장가 가라..." 하시더니... 절 이렇게 "장가"는 안 보내고... 유부남으로 만들어 버리는군요... 결혼기념일이랍니다... 올해가 결혼기념일이면... 전 유부남 된지 1년은 넘었다는 거군요... 근데... 왜 전 미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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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얼마전에... 우리팀으로 와서 기념일 조사해간... 서무 아가씨... 미혼인 절 유부남으로 만드셨으니... 책임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