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육

아인슈타인을 단순 노동자로 만드는 독일교육

White Saint 2012. 12. 5. 08:05
냉전이라는 이름의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간의 이념대립이 사회주의의 처참한 몰락으로 끝을 맺은 후 각 국가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경제적, 산업적 경쟁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삶의 영역이 산업의 일부가 되어 경제적 손익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데 이는 교육 역시 그 일부분에 속함을 의미하고 그 이유는 국가간의 경제적, 산업적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인력이기 때문이다.

이 우수한 인력을 얻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육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인 문재인후보가 대학 평준화라는 처참하게 실패한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어이없는 공약을 내세워 그 허구성을 입증해 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편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교육 강국이라고 착각하는 독일, 프랑스, 핀란드의 경우를 가장 좋은 예로 들 수 있겠는데 프랑스, 핀란드의 경우 이미 실패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한 우수한 인력의 부족으로 대부분의 산업 기반이 침체 일로이기 때문에 현재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독일이 가장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대학 평준화를 시도한 바람에 몰락하고 있는 독일의 교육 시스템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의 싹을 잘라버린 다는 것이다. 중학교 졸업까지는 공통과정을 교육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과는 달리 독일은 우리나라의 학제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성적에 따라서 인문계, 실업계, 직업학교로 나뉘어져서 진학하게 된다. 불과 12살에 아이 인생의 반 이상이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까운 예로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학업에 뜻을 가지지 않다가 고등학교 진학 이후 학업에 열정을 불태워서 명문대를 진학하는 아이들, 조금 먼 이야기로는 8살까지 글도 읽지 못하고 성적이 엉망이던 아인슈타인이나 아버지까지 바보 천치라고 불렀던 에디슨이 독일에서 태어났다면 직업학교로 진학하여 단순 노동이나 하는 삶을 살게 되어 지금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고 아인슈타인이 현재까지 살아서 지금의 독일 교육 시스템을 본다면 자신이 이런 교육 시스템에서 성장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조롱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문제점은 대학의 하향평준화로 인한 대학경쟁력의 약화다. 필자의 지난 포스트 "세계대학평가순위, 한국의 대학교가 자랑스러운 이유"[보러가기]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근대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없던 20세기 초반만 해도 세계 최고의 선진교육 국가였고 수많은 국가들이 부러워했던 독일의 대학들은 현재 전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겨우 3개가 아직 남아 체면치레를 겨우 했는데 이나마 대학의 오랜 역사로 인한 것일 뿐 대학의 수준이 높거나 대학 재학생들이 우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학 재학생들의 수준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원인으로 대학평준화와 등록금의 부재를 꼽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수준 이하의 학생들이 독일로 유학을 오게 되었고 이는 공부는 하기 싫고 대학졸업장은 가지고 싶은 학생들은 독일로 유학을 가고 제대로 된 여건에서 공부하고 싶은 독일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고 영국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독일 역시 현재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깨닫고 등록금을 납부하게 만드는 등의 교육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개혁이 실패한 채 20년이 지나면 국내 대학생들이 지잡대라 부르며 무시하는 우리나라의 이름 없는 지방 사립대조차 독일의 세계대학랭킹 상위권 대학인 뮌헨대학이나 하이델베르크대학보다 능력 있는 졸업생들을 배출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문제점은 대학 평준화로 인해 발생된 대학 수준 하락으로 인한 "두뇌 유출"이다. 등록금이라는 재원 없이 운영되어 오던 대학이 학생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을 리 없고 이로 인해 좋은 여건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최상위 수준의 독일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영국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만들어 우수한 인력부족이 심각해지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지난 20여 년간 이렇다 할 연구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결과물은 한 때 노벨상 106개로 노벨상 수상 개수가 세계 3위였으나 최근 20년간 하나도 수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몰락의 징후가 강하게 보이고 있다.

노벨상 공식 사이트[보러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991년 이후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이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1. Herta Müller, born in Romania, Literature, 2009 : 1953년생
2. Harald zur Hausen, Physiology or Medicine, 2008 : 1936년생
3. Gerhard Ertl, Chemistry, 2007 : 1936년생
4. Peter Grünberg, born in then Protectorate of Bohemia and Moravia, now the Czech Republic, Physics, 2007 : 1939년생
5. Theodor W. Hänsch, Physics, 2005 : 1941년생
6. Robert Aumann*, Economics, 2005 : 1941년생
7. Wolfgang Ketterle, Physics, 2001 : 1957년생
8. Herbert Kroemer, Physics, 2000 : 1928년생
9. Günter Blobel*, Physiology or Medicine, 1999 : 1936년생
10. Günter Grass, born in then Free City of Danzig, now Poland, Literature, 1999 : 1927년생
11. Horst L. Störmer, Physics, 1998 : 1949년생
12. Christiane Nüsslein-Volhard, Physiology or Medicine, 1995 : 1942년생
13. Reinhard Selten, Economics, 1994 : 1930년생
14. Bert Sakmann, Physiology or Medicine, 1991 : 1942년생
15. Erwin Neher, Physiology or Medicine, 1991 : 1944년생

으로 1974~1982년 슈미트의 사회민주당 재집권 때 이루어진 대학평준화 이후 교육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1976년 20세로 대학평준화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1년 물리학상 수상자인 Wolfgang Ketterle마저 뮌헨대학교를 졸업한 후 MIT에 30여 년간 몸 담아 자신의 인생의 반 이상 및 연구기간의 전부를 미국에서 보낸 후에야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독일인 수상자가 아니라 미국인 수상자라 봐야 할 것으로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사실상 노벨상에 관해서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

혹자는 이와 같이 독일 교육이 실패한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쟁력 순위가 높으므로 교육 시스템을 도입 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하는데 매년 거시경제지표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각국의 국제경쟁력을 평가한 세계경제포럼(WEF)의 "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12-2013"[보러가기]의 14페이지 이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가 겨우 20위권 안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역시 근대 역사가 짧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the quality of its institutions(62nd), labor market efficiency(73rd), financial market development(71th)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며 독일이 아직 10위권 안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는 대학 평준화 이전에 교육을 받은 세대가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독일인들이 한국인에게도 뒤지지 않을 수준의 성실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에도 과도한 평등을 추구하는 등의 문제와 교육에 참여 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성숙도가 떨어지고 교육 시스템을 보조 하는 사회 제도의 부실 등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재선에 성공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극찬한 교육시스템이며 대학 평준화를 시도했던 독일과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스템으로 회귀하려 하고 있는데 우리가 굳이 나라를 삼류 국가로 몰아가려 하는 한심한 시스템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고 이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는 과연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게 만들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진실성이 의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