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일본 홋카이도(자전거)

홋카이도 여행 이야기 25 - 오타루 가는 길의 공포체험

White Saint 2009. 9. 20. 15:41
배고프다... 시외로 벗어나기전에... 도심에서 뭔가를 먹지 않으면... 비에이의 끔찍한 점보라멘 같은 걸 먹게 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면... 최대한 삿포로 시내에 준하는 곳에서 밥을 먹기로 한다... 6블럭 정도를 달리는 데... 눈길을 잡아 끄는... 간판이 보인다...
사랑의 예감...
왠지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곳일거란 생각이 든다...




안으로 들어오니...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물수건과... 물을 가져다 주신다... 음... 역시 나의 예감은 다 틀린다... ;;; 스파케티와 떡갈비 비슷하게 생긴 셋트를 주문한다...
주문을 하고 안을 돌아보니... 아기자기한 내부... 만화책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보고싶지만... 글을 읽을줄 몰라서 ``;;;




가게의 반대쪽에는 다트가 있다... +_+ 밤에는 반대쪽에서 음주다트를 즐길 수 있나 보다... 다트가 일본의 놀이문화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주머니께서... 샐러드와 정체모를 음료수를 주신다...




배가 고파서 얼른 샐러드를 먹고 있으니 밥과 스파게티와 떡갈비 셋트를 가져다 주신다...




셋트에 밥은 없었던 것 같은데 ;;; 뭐... 주신다니 감사, 감사




열심히 먹는다... 좀 느끼하다... 김치가 먹고 싶다... ㅠㅠ 스파게티와 떡갈비는 다 먹었으나... 밥은 배불러서 다 못 먹겠다... 아주머니께서 왜 남기냐고 하시길래... 배부르다고 했더니... 다 치워주시고... 후식은 뭘루 드릴까요??? 하신다... 커피 주세요~ 하니 냉커피를 주신다... 어제 점심의 후식도 커피였는데... 오늘도 커피를 마신다... 한국에서라면 벌써 3잔은 마셨을텐데... 여기서는 커피 마시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커피까지 마신 후... 다시 오타루를 향해 달린다... 한참을 가다보니 지하철 역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인다...




여기도 뭔가 축제(?)같은 걸 하나 보다...




계속 북쪽으로가다가... 드디어... 5번 국도와 도킹에 성공한다... 오타루까지 32km... 본사에서 안양공장까지의 거리보다 조금 짧다... 도로가 오르막 오르막 한다 하더라도 3시간이면 가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5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니... 배가 보인다 ``;;; 뭐야... 벌써 북쪽에 항구까지 온거야? 라고...




생각을 했으나... 오른쪽을 보니... 단순히 배처럼 생긴 건물이다... 아놔... 위쪽만 보며 달리다가... 완전 속았다... ㅠㅠ




얼마나 달렸을까... 시계탑같이 생긴 건물이 또 보인다... 삿포로의 북쪽지도 같은 건 안가지고 있는데... 전선들로 둘러 싸여 있지만... 뭔가 관광지일거라는 필이 와서... 쳐다본다...




조금 더 가까이 가니... 초콜렛팩토리다... 이건 또 뭐지 ``;;; 맥주팩토리 짝퉁인가 ``??? 그래도 건물은 이쁘네... 여기도 관광지가 아닐까...??? 옆으로 좀 돌아가보자...




뒤로 돌아가니... 시계탑이 훨씬 더 이쁘게 잘 보인다...




역시... 관광지가 맞는것 같다... 일본 처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맥주팩토리에 이어 또 하나의 득템인가??? ㅋㅋㅋ 샤방샤방 구경하며 천천히 가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이 곳도 유동인구가 적은 곳인지... 아사히가와로 진입했을때처럼 버튼을 눌러야 건널목을 건널수 있게 해주는 스위치(?)가 있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건널목이 녹색으로 바뀐다...




조금 더 가다보니... 이제 완전히 산길이다... 길이 정말 오르막 오르막이다... 내리막길은 어디로 간건지 ``;;; 하아... 오늘은 그동안 비 맞으면서 달린 길을 회고해보라는 것 같다... 건널목을 건널수 있게 해주는 스위치에 이어 비에이가는 길에 비를 피했던 버스정류소처럼 생긴 것도 보인다...




저런 것이 보인다고... 비는 오지 말아야 하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비가 오지 않고 있다... 얼마 달린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오타루 표지판이 보인다... 이런 표지판이 보여도 이젠 속지 않는다... 여기서 오타루 시내까지는 한참을 남았으리라...




살짝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달리다 보니... 자전거천국 일본의 고가다리가 있다... 자전거가 편하게 건널수 있게... 이런 것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한국은 시외에서 건널목 건너려면... 절대 자전거를 배려해주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목숨걸고 건너야 하는데...




한참을 달리다 보니... 이런저런 절들이 보인다... 그다지... 땡기지 않아... 무시하고 그냥 달리다... 무시하지 못할 바다를 만난다... 오타루의 바다...




기차여행자는 이런 풍경들은 못 보겠지? 이런것이 자전거 여행의 낭만이야~ 라고 생각하는데... 아랫부분에 철도가 보인다...
-_-;;;
혼자 삽질했다...
하아... 계속 오르막 오르막이다... 내리막길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거야!!! 라고 생각하며 땅만 보며 달린다... 허억허억... 길바닥에 뭔가가 꿈틀거린다... 자세히 보니 달팽이다... ㅎㅎ~ 달팽이 두마리~ 원샷 투킬~
...
..
.
"Kill"은 아니고...




오르막길이라 힘들어 천천히 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날 앞질러서 간다...
헐...
조깅하는 아저씨다...
저 아저씨... 백만돌이 인가... 자전거라이더의 자존심이 있지...!!! 절대 뒤질수 없어!!! 힘들지만...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페달질을 열심히 하다보니... 아저씨를 다시 추월하고...
...
..
.
예상했겠지만... 아저씨가 날 못 보는 거리 정도 떨어져 있다고... 생각되는 거리에서... 땅바닥에 철푸덕 앉아서 쉰다... 한참을 쉬어도 아저씨가 안오는 걸로 볼때... 중간에서 다른 길로 가셨나 보다... 조금 더 가다 보니... 터널이 보인다... 제발 긴 터널은 아니길 빈다... 어두운 터널을 혼자 달리는 건 무섭단 말이야...




가까이 가보니... 터널이름이 보인다... 장유터널인가 -_-??? 아니면 말고...




터널입구에 가니...
헉...
길다...




중간쯤이나 왔을까... 갑자기 자전거 페달이 공회전을 시작한다... 아... 젠장... 안 그래도 무서운데... 자전거는 왜 이래... 귀신이라도 붙은거야...??? 하면서... 뒤를 보는데... 내 그림자 말고... 내 뒤에 그림자가 하나 더 붙어있다...
아악...!!!
놀라서 미친듯이 페달을 밟는데...
페달이 반은 공회전을 한다...
살려줘... ㅠㅠ
스캇아... 제발... 터널이라도 나가자...
ㅠㅠ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로... 터널을 빠져나왔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공터가 보인다... 이제 다시 뒤를 돌아보는데... 아무것도 없다...
휴우...
공터에 자전거를 세우고... 놀란 가슴을 쓰다듬다보니... 원래 터널안에서는 그림자가 여러개 생긴다... 는 사실이 떠올랐다... -_-;;;
-_-???
시트콤 내인생은 끝간데를 모른다...
에혀...
담배를 한대 물고... 그림자가 더 생긴다는 사실이 떠올라도... 진정이 되지 않는 마음을 진정시킨다... 마음이 가라앉고 나니... 눈앞에 도로개통기념비가 보인다...




별 걸 다 기념하는군... 진정한 뒤 출발하려고 앞을 보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리막길이다... +_+ 내리막길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