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여행

놓칠수 없던 대하철, 대부도에 새우 먹으러 갔더니...

White Saint 2009. 11. 2. 20:51
오랜만에 고향에 모여 앉아서 새벽 2시가 넘어가도록 고등학교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떨던 추석 때 친구들중 한명이 서울로 복귀하면 제부도로 1박2일로 대하와 조개를 구워 먹으러 가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그때는 다들 서울, 수원, 안양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대학원을 다니는중이라 바람도 쐴 겸 좋다고들 했었지. 그런데, 막상 서울로 오고 나니 다들 먹고살기 바쁜지라, 이리저리 빠지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파토날 상황에 처했을 당시 연락책(?)을 맡고 있는 윤양의 대하에 대한 열망으로 조금 더 가까운 대부도로 장소를 급변경!!!

지난주 토요일 금정역에서 3시 40분, 차주인 박군과 장군, 윤양과 나까지 4명이 모여서 눈앞에서 맛있게 구워질 새우와 조개를 상상하며 대부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점심까지 먹고 온 윤양이 차안에서 먹을것을 달라고 한다. 점심도 먹었다는데... 식탐의 여왕이라 불러줘야겠다.

한참을 더 가다 평야와 함께 아름다운 구름들이 떠 다니는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하자 다들 카메라를 꺼내기 시작하는데, 장군의 가방안에서 육중한 DSLR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디카가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한계가 있어 DSLR에 관심이 있던 나는 낼름 카메라를 빌려서 이리저리 보다가 사진도 찍어본다.

안양에서 출발한 차가 4시 30분이 되어가니 이제 시화방조제를 지나간다. 운전하는 박군은 어쩔수 없이 정면을 바라보고 나머지 3명은 바다와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 주는 풍경을 감상하기 바쁘다.




석양을 찍어야 한다고 앙탈을 부리는 장군에 의해 석양을 찍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다 장군이 어느정도 사진을 찍었는지 우리의 사진을 찍어주는데, 처음 찍은 사진을 본 박군... 자기 머리가 크게 나왔다며, 뒤로 갈테니 다시 찍어달라고 한다. 나이는 33살이나 먹어놓고 아직도 어린애 같다... ㅋㅋㅋ




사진을 찍던 장군... 바다와 석양이 함께 보이는 곳에서 찍어야 한다며, 다시 떼를 쓴다... 장군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우리는 석양이 보이는 곳을 찾으러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석양이 보이는 곳으로 왔는데... 구름으로 인해... 원하는 색감이 나오지 않아 어두워진 장군의 얼굴이 안스럽다... 그런데... 그모습이 어린애같아 그저 나는 속으로 웃는다... ㅋㅋㅋ




장군은 멀리서 석양을 찍고... 우리는 바다근처에 가서 바다 구경을 한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장군... 저무는 저녁의 풍경을 카메라에 이쁘게 담아 낸다.




차가운 바람과 배고픔에 윤양의 얼굴에 짜증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말이 사라진다... 온 몸으로 대하와 조개를 원하고 있다는 걸 표현해 더 이상 윤양을 기다리게 했다가는 한대 맞을 것 같은 분위기에 대하 먹을 곳으로 찾아 다니다, 그냥 가까운 곳을 가자는 모두의 의견으로 사진찍던 곳 바로 옆에 있는 곳으로 들어간다. 다들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새우먹으러 오기전 봤던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차이점을 보고 온 나는 대하인지 흰다리새우인지 확인하러 간다.

흰다리새우네...

다들 화장실 갔다오고 자리에 앉자, 대하가 아니라 흰다리 새우라고 얘기를 해준다. 그런데,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맛의 차를 느낄 수 없는 우리는 그냥 여기서 먹기로 해버린다. 괜찮아~ 우리 입맛은 싸구려니까~ ㅋㅋㅋ
 
모두가 동의한 왕새우구이 1kg과 전어구이가 싫다는 윤양의 의견으로 전어무침을 주문한다. 먼저 나온 새우구이 1kg에 박군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늦잠자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먹고 있던 나는... 밑반찬으로 나온것들을 먼저 줏어 먹기 시작한다.




새우가 어느정도 익자...




주인아저씨가 오셔서 가위로 새우 머리를 잘라준다. 새우머리는 조금 더 구워서 먹어야 제맛이라며...




새우를 열심히 까먹고 있는 사이 주인아저씨가 오시더니 전어무침인지, 전어구이인지 확인을 하신다. 서빙하는 아주머니들이 대부분 조선족이라 제대로 주문을 못 받은 것 같다.

여기서 이뤄진 우리들의 모의... 전어구이반, 전어무침반으로 달라고 하면 아무래도 전어구이는 거의 다 됐으니, 전어구이 한접시랑 전어무침 반이랑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해 달라고 하니... 그렇게 해주신단다... ㅋㅋㅋ

역시 그랬던 듯... 나온 전어구이 푸짐할 뿐만 아니라 고소하게 생겼다...




전어구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윤양까지 전어구이를 보는 표정이 심상치 않더니, 한마리를 들고 씹어먹기 시작한다. 이제서야 열리기 시작하는 윤양의 말문... 그동안 배고파서 말도 안하고... 열심히 먹기만 하더니... ㅋㅋㅋ




뒤이어 나온 전어무침. 매콤한 것이... 소주를 부른다.




전어무침까지 비워갈 무렵... 마지막 메뉴... 바지락 칼국수... 왕새우 4마리와 다른 해물들까지... 국물이 정말 시원하다... 오늘의 새우킬러 윤양이 새우들은 다 뱃속으로 넣어준다.




한참을 먹으며 대부도 입구에 있는 음식점들을 갔다면 이렇게 편하고 맛있게 먹진 못했을거라는데 의견이 모인다. 크게 멀진 않은 곳이니 나중에 다시 오고 싶다는 말들과 함께. 정말 맛있게 먹게 해준 음식점을 간판과 함께 한 컷~!




우리들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작 자기 사진은 없는 장군을 위해 한컷~!




정말 맛있게 먹은 우리는 대부도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야경을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안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 몸을 실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