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12 - 영원한 크리스마스 케테 볼파르트(Käthe Wohlfahrt)와 로텐부르크(Rothenburg)의 시청광장의 종소리

White Saint 2012. 9. 5. 08:05
July 16 2012, AM 09:00 at Rothenburg ob der Tauber in the Germany

눈을 뜨니 춥다... 7월 중순 이 한여름에 에어콘도 없는 곳에서 추워서 깰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춥다... 침대 바깥으로 나가기 싫어 뒹굴거리다 일어나서 옷이 다 말랐겠지? 기대하며 널어놓은 옷을 보니 아직 덜 말랐다... 아침 먹고 오는 동안 다 마르길 바라면서 아침 먹으러 내려가니 어제 생각했던 것 보다 식당이 넓고 이 넓은 곳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다... 지금까지 돌아 다녀본 곳 중에서는 아침이 부실한 편이다... 커피도 처음으로 별로 맛이 없다... 이곳에서도 다른 사람들은 삶은 계란을 반 만 까서 숟가락으로 퍼먹는데... 난 여전히 다 까서 먹는다... 물론 노른자가 다 익지 않았다는 건 예상하고 한 입에 꿀꺽... 한번 당하지 두번 당할까... ^^v
어제 저녁을 너무 맛있게 먹은 탓인지 별로 식욕이 당기지 않아... 적당히 먹고 일어난다...




바깥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다 담배를 피는데 어떤 아저씨가 제팬이냐고 묻는다... 난 아저씨 팬 아닌데... 왜 내 팬이냐고 묻나 싶어 난 니 팬이 아니고 한국인 이라고 한다... "No, Nipan. Korean" 물론 그 아저씨는 내가 한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ㅋ
유럽에 얼마나 있냐고 하길래 독일 로만틱가도 7일, 스위스 골든패스라인 7일, 프랑스 파리 3일이라고 하니 "오~ 프랑스 파리~"라고 하며 파리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이길 "세상에서 가장"이 라길래 왠지 모르게 발끈해서 한국에도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라고 말하려고 생각해 보니... 없다... 굳이 꼽아보자면 경주인데... 여긴 좀 휑... 한국 가면 공주랑 부여를 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이 아저씨가 말을 이어간다... "그런데 물가가 엄청 비싸" 그 말에 "서울도 비싸" 라는 말을 하려는 찰나 선수를 치는 아저씨... "서울 만큼"... 헐... 서울의 물가가 지나가는 독일 아저씨도 알만큼 유명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웃어버리니 아저씨도 웃으며 즐거운 여행하라고 하고 차를 타시더니 부인으로 보이는 분과 출발한다...




즐거운 흡연시간을 마치고 방으로 올라가 긴 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아직 옷이 덜 말랐다... 하지만... 이제 말릴 시간도 없어... 하는 수 없이 조금은 덜 마른 옷을 입고 짐 정리를 한다... 아... 축축해... Check out을 하고 나왔는데... 바람 참... 오지게 불고 춥다...




July 16 2012, AM 10:00 at Rothenburg ob der Tauber in the Germany

바람이 세차게 불고 추우니... 분명히 숙소에서 나오기 전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나오니까 또 화장을 고치고 싶어 성벽에 박힌 것처럼 생긴 화장실로 가 화장을 고친다... 화장을 고친 후 어제 갔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서 올라가다 첫 번째 보이는 교회




성 야곱 교회다... 영어로 바꾸면 Saint Jacob?
응.
"세인트" 야곱 ㅋㅋㅋ 교회다 ㅋㅋㅋ
사실, 야곱이 어릴 때 집 나간 동생인데... 한국에 놀러온 백투더 퓨쳐의 브라운박사랑 눈이 맞아서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중세로 갔다가 독일 아가씨를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하고 잘 살다가 애가 둘 밖에 없는 데 날개 옷을 성급하게 주는 바람에 아내가 아이들을 양손에 하나씩 안고 하늘로 올라가 버려서 옥황상제에게 부탁해서 7월 7일 오작교에서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가출 아내가 오지 않아 개봉부 판관 포청천에게 가출 아내에 대한 양육권 분쟁 소송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결과를 전달해줄 전령이 하늘에서 콩나무를 타고 내려올 때 재크가 콩나무를 잘라버려서 떨어져 죽는 바람에 결과가 나온 줄도 모르고 이곳에서 하염없이 재판결과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 교회 앞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는 슬픈 전설이...




...
...
...
있을 리는 없고... 원데이 투데이 보는 것도 아니면서... 호~옥시나~ 해서? 했다면 바보.! 주변 구경을 하다 안으로 들어가 볼까 했는데... 유료인데다 Creglingen에서 갔던 헤르고트 교회(Herrgottskirche)처럼 예수가 거시기를 만지는 그림이라도 있으면 기분이 별로 일 것 같아 안쪽 길을 따라 들어간다.
안으로 쭉 들어가 어제는 왼쪽으로 가봤으니 오늘은 오른쪽으로 먼저 가본다... 조그만 분수가 보이고 오른쪽에서는 중세 기사의 갑옷이 서있다...




조금 더 내려가 보니 또 교회가 보인다... 여기도 뭔가 유적지인 것 같은데 교회는 이미 지겹다...




내려간 길을 되짚어서 광장 쪽으로 올라오니 케테 볼파르트(Käthe Wohlfahrt)라고 적힌 건물 맞은 편에...




케테 볼파르트(Käthe Wohlfahrt)라는 상점이 또 있다...







왠지 앞에 서 있는 병정으로 말미암아 이쪽이 신뢰도가 높아 보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여기가 맞나 보다... 인형들이 움직이고 있다...




입구에는 켄터키 할아버지처럼 생긴 할아버지가 쾌활하게 사람들을 들여보내주고 있다. 내 차례가 되자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를 주면서 곤니치와라고 한다... 와! 한국어다~ 라는 생각과 함께 아... 이 아저씨 한국인이라니까... 곤니치와는 무슨 얼어죽을 곤니치와야... 아저씨는 쌀라말레쿰이야! 라고 생!각!만!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서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마한 장식품들을 지나고 나니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우와~ 라는 탄성을 내 뱉으며 옆에 서 있는 아저씨가 찍듯이 사진을 찍으며 트리를 바라보다 보니 조명에서 나오는 빛들의 아름다움과 어루어짐이 오타루의 오르골당에서 본 것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문화의 차이에서 나오는 듯 아기자기함 대신 종교적 색채가 보이는 게 느껴진다...

안으로 더 들어가니 역시나 오르골당과 굉장히 흡사하다... 여기서도 사진을 찍어도 되나 싶어서 찍으려고 하니 여기는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해서 사진은 찍지 않고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데... 확실히 예쁘긴 하지만 비싸다... 자전거 여행이 아니면 하나 정도는 사서 가지고 다니다가 한국가서 선물용으로 써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이미 백팩의 무게는 한도치까지 와서 포기하고 눈에다가만 새기고 바깥으로 나온다... 바깥으로 나와 광장 앞 분수를 지나...




광장으로 오니 역시 고성가도와 로만틱가도의 크로스지점 답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내가 광장에 도착하는 순간 광장에 종소리가 넓게 울려 퍼진다...







종소리가 끝날 때까지 종소리를 감상하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Dinkelsbühl로 가기 위해 어제 저녁 내게 근사한 저녁을 선물 해줬던 가게가 있는 방향으로 가기 시작한다. 이제서야 문을 열기 시작하는 가게들을 지나 조그마한 시계탑을 지난다...




조금 더 가니 망루가 보이고...







망루까지 가니 중세 도시방어를 위해 사용된 던 것 같은 나무계단이 보인다... 한번 올라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Dinkelsbühl을 지나 원래 오늘의 목적지까지는 너무 멀다... 바깥으로 나오니 여기가 정문같아 보인다... 역시나 내가 어제 들어온 그 길은 뒷문... ;;;




독일 중세 동화의 나라 Rothenburg ob der Tauber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꽃들과 함께 예쁘게 어우러진 입구를 보며... "이제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고 뒤로 돌아 Dinkelsbühl로 출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