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Rising of New Generation

[SF 연재소설] Rising of New Generation - 4회

White Saint 2010. 1. 22. 10:45



2030년에 통일이 되자 휴전선 근방을 지키던 부대들의 대이동이 이루어진건 어쩔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일이었다. 철원에 주둔하고 있던 6사단 청성부대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었는데, 저주받은땅 철원이라 불리며 남한에서도 혹한의 추위를 자랑하던 6사단이 두만강이 아닌 백두산 위의 압록강변에 주둔하게 된 것은 6사단의 장병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휴전선이 아닌 국경선배치를 하면서도 부대간의 순서를 변경시키지 않고 그대로 북쪽으로 진군시킨채 주둔하게 하고 각 군단별 지휘관들의 지위를 되도록이면 유지시켜 혼란을 줄인것도 올바른 판단이었다. 게다가 기존의 북한군 지휘관들과 반반씩 구역을 담당하게 하여 병사들의 근무시간 압박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인 것도 좋은 판단이었지만 남쪽출신의 병사들에게는 체감온도가 영하 40도에 이르는 날씨는 여전히 근무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백두산 국경선에 배치된 6사단의 경우 왼쪽에 7연대가 오른쪽에 2연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2연대의 해안근무는 2대대와 3대대, FEBA는 1대대가 담당하며 2연대의 지원부대는 86, 87, 88 포병대대중 88포병대대가 담당하고 있었다.

새벽 1시가 넘어가는 88포병대대의 상황실에서 관측병의 목소리가 들린다.

"포대장님. 지금 후방 TOD 관측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또 멧돼지나 이런것들이 배고파서 내려온것 아냐? 몇개나 되는데?"

"그게 좀 이상합니다. 백두산쪽에서 내려오는 건 확실한데, 다가오면서 숫자가 늘었다가 줄었다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OP에서 내려오는 인원 있는지부터 확인해 봐"

백두산 OP에 직통전화를 연결하자 관측병의 목소리가 들린다.

"통신보안 상병 김재진입니다."

"필승! 찰리포대 박상현입니다."

"어~ 지금 근무시간이야? 왜 전화했어?"

"지금 후방 TOD에 관측되는 물체가 있어서 말입니다. 혹시 지금 내려오시는 분 계십니까?"

"야. 이 시간에 누가 내려가? 멧돼지 사냥타임아냐? 내일 내려가면 고기 먹을 수 있겠네?"

"아, 아닙니다. 멧돼지 치고는 숫자가 좀 이상해서요. 멧돼지가 TOD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물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 그러네. 우리쪽에서는 내려가는 사람 없고, ASIC에서도 이상징후 없어."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일명 딸딸이를 끊고 포대장에게 다시 보고를 한다.

"포대장님 내려오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수색조 깨웁니까?"

"바로 지금 수색조 깨우고, 난 뭐가 될지 모르니까 연대지통실에 보고해야겠다."

"네! 알겠습니다."



5분대기조들이 단독군장 차림으로 잠들어 있는 내무실에 불이 환하게 켜지며, 일직사관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상황걸렸으니까 지금 바로 사열대 앞으로 집합해!"

일직사관이 나가자마자 "이런 썅, 또 뭐야. 멧돼지 잡으러 가는거야?"라며 조장인 오동우병장이 툭 내뱉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여자이름을 가진 김혜경상병이

"오병장님, 저번에 멧돼지 고기는 살살 녹던데 말입니다?"

그말을 듣고 전용수병장이 한심하다는 듯 말한다.

"너는 먹는거만 보면 그렇게 좋아하냐. 그러니까 니가 살이 안빠지지. 야 전부 빨리 나가."

사열대 앞에 12명의 병사들이 2열 횡대로 집합하자, 먼저와서 기다리던 일직사관이 상황설명을 시작한다.

"후방 TOD 관측에서 2∼3개로 추정되는 생물을 감지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땐 백두산에서 먹이 찾아 내려오는 멧돼지떼겠지만, TOD상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숫자들이 있으니 멧돼지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방심하지말고 2인 1개조로 수색한다. 난 일직하사와 1개조로 1조가 되고 왼쪽부터 2조, 3조, 4조, 5조, 6조, 7조로 움직인다. 다들 은폐, 엄폐 확실히 하며 수색작전을 펼칠수 있도록!"

"네. 알겠습니다."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 수색조들이 위병소를 나가자마자 조 단위로 산개하여 수색을 하기 시작한다.

얼마나 갔을까... 오동우병장과 한조인 김혜경상병이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오병장님. 이 뭐 눈밭에 멧돼지가 파뭍혀 있을것 같은데 말입니다?"

"멧돼지같은 새끼. 넌 머리속에 멧돼지 생각밖에 없냐?"

"아 뭐 그게 아니라... 전방도 아니고 후방인데 사람도 아닐테고 동물일텐데 대충 먹을 수 있게 잡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멧돼지 사냥이라는 생각에 편안하게 김혜경상병과 노닥거리던 오동우병장이 갑자기 "쉿"이라고 손을 입에 대더니 몸을 낮춘다. 그 모습에 놀란 김혜경상병 역시 긴장하기 시작하며 덩달아 몸을 낮추자 오동우병장이 낮고 작은 목소리로

"이거... 멧돼지가 아닌것 같다..."

아직 상황파악이 안된 김혜경상병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럼 뭡니까? 노루입니까?" 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오병장의 긴장된 목소리에 하려던 말을 삼킨다.

"사람의 흔적으로 보인다. 보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