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4 - 로마인을 위한 독일의 광장, 뢰머광장(Römerberg)

White Saint 2012. 8. 14. 08:05
July 13 2012, AM 10:00 at Frankfurt in the Germany

숙소 뒤쪽에 세워둔 자전거로 가는데 제 자리에 없어 깜짝 놀라려는 순간 보이는 타이어... 아... 누가 더 깊숙한 곳에다가 세워두었다... 속도계와 전조등, 공구를 간단히 설치하고 안장에 묻어 있는 물을 훔쳐내고 길을 찾아 가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비가 조금씩 내린다... 조금씩 내리는 비를 뚫고 어제 지나온 기차역으로 오니 KIA 왼쪽에는 KUMHO가... 오른쪽에는 NEXEN이 보인다...




비가 조금 그칠 때까지 쉬다가 기차역을 정면에서 바라봐주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는데, 비가 와도 내가 마실 물은 필요한 법... 기차역 근처 편의점 같은 곳에서 물을 하나 사고 조금 더 가니 철물점 같은 곳이 있어서 자전거락을 사러 들어갔는데, 자전거락만 안 보인다... 동양인 직원에게 자전거락을 영어로 설명하니 너무나 또렷한 한국식 영어발음으로 "I don't understand."라고 말해서 한국인이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너무 퉁명스레 말하는 바람에 기분이 상해서 그냥 나온다... 아 몰라, 다 귀찮아... 그냥 오늘의 숙소로 가서 쉬고 싶다...

그래도 이번 여행의 첫 도시 Frankfurt에서의 작은 추억이라도 남기기 위해 뢰머광장(Römerberg)을 향해 가는 길에 한국식당이 보이는데, 그 한국식당의 이름이 한국식당이다. 한국식당의 주인이 한국식당 이름을 한국식당이라고 지은 센스에 대해 살며시 웃어주고 뢰머광장(Römerberg)을 향해 가다 보니 비가 조금씩 그치며 그림자가 보이는 데 그림자 방향이 이상하다...




아... 썩을... 동쪽으로 가야 하는데... 서쪽으로 가고 있다... 그 순간 "아... 어제 숙소 오는 길에 봤던 첨탑이 뢰머광장(Römerberg)에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방향을 바꿔 어제 지나온 다리 근처로 가서 약간의 내리막을 즐긴 뒤에 인도에서 강변 자전거도로로 내려가는 길을 통해 자전거도로로 내려온다.




멀지 않은 곳인데 왜 이렇게 힘든 지... 강변도로를 따라 뢰머광장(Römerberg)에 도착했다.




광장 중앙으로 와서 보니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하던 것보다 영 별로다... 광장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독일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위쪽에 있는 성당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오니 중국인 가족들이 있고... 성당은 공사중이다...




내가 서 있는 곳 바로 앞 쪽에 공사하지 않을 때의 모습이 보이는 데, 공사 안 할땐 봐줄만하네...




이제 어디를 가 볼까... 괴테하우스라는 곳을 가 볼까 하고 광장 북쪽의 지도를 아무리 봐도 괴테하우스로 추정되는 곳이 안보여 무작정 북쪽에 보이는 건물로 천천히 가는데, 뒤에서 "Nihao"라는 말이 들린다... "아... 나 중국인 아니라고...."하면서 무시하고 북쪽으로 가는데, 사람들 사이라 자전거를 너무 천천히 간 건지 뒤에서 인사한 중국인에 어느새 옆에 와서 중국인이냐고 묻길래 "No. No. No. No. No."라고 하니 그냥 간다... 그 순간 "아... No. No. No. No. No라고 안하고 시드마이어의 문명5를 할 때 측천무후한테 자원 바꾸자고 갈 때 마다 들은 말인 Bushi. 라고 할 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은 일... 위 쪽에 오니 밑에서 본 건물보다 못하고 앞에 꽃 사는 아가씨만 보인다. 아까 지도를 살펴 보던 곳으로 되돌아 오니... 헐... 동상인 줄 알고 지나쳤던 아저씨가 동상으로 분장한 사람이다...




아저씨가 지나가는 아가씨들에게만 친절한 미소를 지어주는 걸 구경하다 괴테하우스를 어떻게 찾아가나 고민하다 그냥 오늘의 목적지인 Würzburg로 가기 위해 역 쪽으로 방향으로 잡고 달리다 보니 말로만 듣던 유로 은행의 마크가 보인다




July 13 2012, PM 01:00 at Frankfurt in the Germany

계속 달리다 보니 땀이 조금씩 나면서 힘들다... 잠깐 쉬려는 찰나 만난 도심내의 작은 공원



공원 벤치에 앉아 점심으로 뭘 먹나 고민을 한다... 독일식 족발을 먹어봐야 하는데... 어딘지도 모르고... 찾아간다 한들... 혼자서 먹을 수 있으려나... 등등 생각을 하다 일단 역으로 가기로 하고 역에 도착해서 기차 시간표와 자전거 탑승 가능 여부 등을 파악하는데, 들리는 한국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2명... 별로 말 걸고 싶은 인상의 소유자들이 아니라 하던 일을 계속하다 열차표를 끊는데, 또 다시 들리는 한국어... 고개를 돌려 보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3명... 그들끼리 웅성거리고 지나가고 나니 어디선가 또 다른 여성의 한국어가 들린다. "아... 완전 공황상태야..."

나도 공황상태야... 인터넷 뉴스를 보면 등록금이 어쩌네 저쩌네, 취업이 어쩌네 저쩌네, 실업이 어쩌네 저쩌네, 경제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데 다 거짓말이구나... 그렇게 등록금에 허리가 휘고, 취업이 안 되서 힘들고 하는데 수백 만원씩 드는 해외여행은 다들 나오네? 불과 10분만에 3그룹에 7명이라니... 해외여행 다니느라 돈이 없어 등록금 못 내서 등록금 투쟁하나? 해외여행 다니느라 공부 할 시간이 없어 능력개발 못해서 취업이 안되나? 싶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한국대학생이 너무 많다람쥐~ 다람쥐~
아... 잠시 꺾기도에 당해 공황상태에 빠진 정신을 수습하고 먼저 플랫폼을 찾아 간다... 9번 플랫폼에 있는 열차인 걸 확인한 뒤




점심은 기차역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해결하기로 하고... 상점을 찾아가는데... 기차역 안에 비둘기들이 날아다닌다... 사람들은 역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고...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상점으로 가 그 중에 맛있어 보이는 걸 산다...




열차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니 열차 옆면에 자전거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 있어 낼름 탑승을 하니 이미 자전거 2대가 탑승해 있다.




내 자전거도 움직이지 않게 고정을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2등석이면 자전거가 없어도 아무데나 타도 되는지 독일 아가씨가 맞은 편에 앉아 있고 창 밖을 보니... 아... 기차역 내부인데도 흡연구역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자전거 문화 후진국인 주제에 흡연규제만 쓸데없이 강한 것 같다...




안 쪽에는 독일 아줌마로 추정되는 아주머니가 앞 좌석에 발을 올리고 있다... 좀 그러지 말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 Würzburg로 향하는 열차가 출발하기 시작한다...




독일에서의 첫 기차... 독일의 기차표는 어떻게 생겼나 구경을 한다... 앞면도 보고...




뒷면도 본다...




그리고 맞은 편에 앉아 있는 독일아가씨도 본다...
...
..
.
아! 뭐?!!! 좀 볼수도 있지!!!




기차표를 구경하고 있으니 승무원 아저씨가 표 검사를 하고 다닌다... 표를 보여주니 보고 그냥 간다... 승무원 아저씨가 간 후 독일의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흐린 하늘 대신 파란 하늘이 반갑게 얼굴을 내밀어 준다...




조금 더 가서 어느 역일까... 승무원 아저씨가 다시 표 검사를 하고 다닌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으니 내 애마를 보고 니꺼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표를 보여 다시 달란다. 다른 표는 없냐고 묻길래 없다고 했더니 다른 표가 필요하다고 5유로를 달라고 한다... 아마도 아까 표를 발권할 때 못 찾은 자전거 요금이겠지 싶어 얼른 주니, 표를 끊어주고 다음 칸으로 간다... 그 승무원 아저씨가 가고 나니, 반대편에 앉은 아저씨가 내 표정이 뚱해 보였는지,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묻길래 "Little"이라고 대답해 주니까 "That is a special ticket"라고 해준다. 그래서 시크하게 "I guessed it"라고 대답해 주니 씩 웃더니 다른 델 쳐다본다... 어딜 쳐다 보나 하고 봤더니... 자전거 여러 대를 가지고 타는 사람들을 보이는데... 가족이다... 아빠... 엄마... 그리고 두 아들... 자전거 자리가 꽉 찬다...




자전거 자리가 부족해 엄마의 자전거는 입구공간에 세워뒀는데 그 자전거가 내 애마인 Scott Scale 70의 상위 버전인 Scott Scale 50인데다 물받이 등의 생활용 장비를 장비하고 여행용 장비까지 모두 장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MTB를 이용해서 전천후로 사용 할만큼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구나... 라며 감탄하는 사이 열차가 어느새 나의 목적지인 Würzburg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