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독일-스위스, 파리(자전거)

[독일-스위스, 파리] E05 -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뷔르츠부르크(Würzburg) 알테마인교(Alte Mainbrücke)

White Saint 2012. 8. 17. 08:05
July 13 2012, PM 04:30 at Würzburg in the Germany

이번 여행의 첫 번째 코스인 독일 로만틱 가도의 시작점인 Würzburg... 도착하자마자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부터 찾아서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독일 애들이 같이 사진을 찍어 달란다... 본능적으로 "No"라고 이야기하니 슬픈 표정으로 이번에 결혼 하는데 여러 사람들과 사진 찍고 와이프에게 선물할 거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진다... 결혼이란 말에 언제나 그랬듯이... 사진을 찍고 나니 "Japan?"이라고 묻길래 "Korean"이라고 대답해 주니, 또 우르르 몰려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반갑게도 하늘이 정말 맑고...




눈 앞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지나간다...




담배를 피는 사이... 독일 소녀가 왠지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내 쪽으로 다가 오길래... 아무 이유 없이 "어라라? 나한테 오는건가?"라는 기대를 하는 사이




그녀는 그녀의 일행들과 멀어져 간다...




아마도 늦어서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온 듯... 괜히 혼자 한 기대가 민망해져서 오늘의 숙소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역 앞의 길을 따라 가니 쇼핑의 거리인 듯 여러 상점을 지나 남쪽으로 열심히 가다 보니... 갑자기 황량해 지며 공원이 나타난다... 지도를 다시 보니 여기가 아닌 듯 해서 역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뭔가 사적 같은 건물이 있고...




그 앞에는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궁금하긴 하지만... 도시를 돌아보는 건 일단 숙소를 찾고 난 뒤에 하기로 하고 숙소를 찾아 헤메다 보니... 아... 숙소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역 앞의 거리로 내려와 대로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10m정도 떨어져 있다... 1km도 아니고 100m도 아니고 10m... 자전거를 어디다 둘까 돌아 다니다가 건물 현관 안쪽에 세워다 두고 왠지 자전거는 가져가지 않아도 장구류는 가져갈 거 같아 속도계와 전조등, 후미등등은 분리해서 챙기고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통통한 독일 아주머니가 주저리 주저리 설명을 해 준다. 무거운 가방부터 내려놓고 싶어 얼른 방으로 가서 짐을 푼다... 호텔 안내에 무료 초콜릿이 제공된다더니... 그 놈의 초콜릿 하나 참 크다...










너무 방안이 적막한 것 같아 TV를 틀고 어디를 가볼까 고민을 하다 강변만 따라가면 만날 수 있어 지도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알테마인교를 가기로 하고 가방 안에는 삼각대와 지갑, 여권만 챙겨서 밖으로 나가려는 데, 아까 그 통통한 독일 아주머니가 갑자기 자전거로 왔느냐고 묻는다. 왜 새삼스레 물을까 생각하며 그렇다고 하니, 자전거 주차공간이 있는데, 한대 밖에 주차가 안 된다고 한다. 굳이 주차공간에 넣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고, 한대 밖에 안되면... 내가 차지하기에는 왠지 미안해서 그냥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밖으로 나온다... 이제 가까운 것을 알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역으로 가니 역시 여기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역 앞의 작은 꽃밭을 보고 아까 나오면서 봐두었던 숙소 바로 앞에 있던 마켓으로 간다. 자전거는 가게문 옆 쪽에 눕혀놓고 들어가서 자전거락을 찾는데, 노란색의 비밀번호 형태밖에 없다. 일본 호텔과는 달리 이 동네 호텔에는 치약과 칫솔이 제공되지 않아 치약을 하나 고르고... 칫솔을 고르는데, 칫솔 모가 전부 너무 굵다...
얘네들은 눈도 크고...
코도 크고...
가슴도 크고...
엉덩이도 크고...
덩치도 크고...
치아 사이도 넓은가 보다...

그렇다고 어린이용을 쓰기엔... 기분이 나빠서 아무거나 하나 고르고 아까 그 자전거락을 가지고 계산대로 가서 이 자전거락 말고 다른 타입, 키 타입의 자전거락이 없느냐고 물으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단다... 이런 망할 독일 아주머니... 키 타입없냐고 물었는데, 이해가 안 된다니... 머리는 감을 때만 쓰고, 키 때매 달고 다니나... 그게 왜 이해가 안돼!!!(이게 컨셉)
내가 아는 유일한 독일어를 해줄까?
...
..
.
"Ich Liebe Dich"(이게 임팩트)
라고 생각했으나... 여기서 사랑을 이룰 수는 없다... Facebook이 나한테 내가 태어난 이유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했거든... 거기 갈 때까지 참아야지...
그냥 치약과 칫솔, 비밀번호 타입의 자전거락을 사서 나온다... 이제 알테마인교(Alte Mainbrücke)로 가면 된다. 스마트폰의 지도기능을 켜서 방향을 가늠한 다음 조금 내려가니 또 다른 상점이 하나 보이고 커다란 교회가 하나 있다...




교회에서 5분이나 더 내려왔을까... 바로 광장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알테마인교(Alte Mainbrücke)로 보이는 다리가 있다...







알테마인교(Alte Mainbrücke)의 입구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길가에 서서 와인잔을 들고 수다를 떨고 있다... 난 매너 있게 자전거 타는 한국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쳐 국격을 손상시킬까 저어하여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다리 구경을 시작한다...










천천히 다리를 건너는데 185m짜리의 다리가 왜 이렇게 짧은 지... 금방 건너 온 다리의 끝에는 다리 모형이 있다...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기다려서 나도 한 장 기념으로 남기고




다시 다리를 반대 방향으로 건너다 보니 또!
또!
또!
비가 온다... 아... 아까 Würzburg역에 내릴 때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이 내가 온지 불과 3시간 만에 비가 온다... 내가 자전거를 끌고 가면 구름이 따라 오는 게냐!!! 아... 정말 짜증난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가다 보니 저녁을 안 먹었다... 아까 오다가 본 상점에서 뭔가를 좀 사서 가기로 하고 상점 안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둘러 보는데... 딱히 먹을 게 없다... 어제 먹다 지쳐 잠든 햄 말고는... 그래서 오늘은 사랑스런 Remi Martin XO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햄 하나와 처음 보는... 그러나 비교적 싼 담배 2갑을 산다.... 담배를 사고 있으니... 어떤 독일 아주머니가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담배 사도 돼?"라고 웃으며 묻고... 그 옆에 계산원 아주머니가... "동양인들은 다 어려 보여요..."라고 답한다... 뭐냐... 사람 앞에 세워 놓고... 흥... 니들은 늙어 보여서 좋겠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드러누워 사랑스런 Remi Martin XO님과 이해도 안 되는 TV를 여기저기 틀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애들이 독일어를 하고 있다...



박중훈과 엄정화... 참 독일어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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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을 할 리는 없고... 독일에 우리나라 영화가 진출한 것이 참 신기하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르르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