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일본 홋카이도(자전거)

홋카이도 여행 이야기 35 - 다이몬요코쵸의 보신탕을 사랑하는 일본인 아저씨

White Saint 2009. 10. 25. 21:00
다이몬요코쵸는 오타루에 있던... 포장마차 거리와는... 좀... 다르다... 어제는 왠지 그 거리안에 있으면... 안될것 같이 휑했었는데... 여기는 다들 자유로이 왔다갔다하니... 나도 마음 편하게... 포장마차거리를 왔다갔다 한다... 얼마나 오락가락했을까...
풉...
...
..
.
한글이다...
"두부찌개"라고 적혀있다...




이 가게는 도대체 이름이 뭐야~~~!!!??? 하고 쳐다보니...
...
..
.
"김가"...다... ``;;




"김가"라고 적힌 등을 혼자서 재미있어하며 쳐다보니 옆에서 어설픈 한국어가 들린다...
...
..
.
"한국분이세요???"
옆을 보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일본인 아가씨가 보인다... 더듬 더듬 말하긴 하지만... 한국어는 한국어다!!!
아...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듣는 한국어인가... 하는 생각에 안으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오니... 주인아저씨가 "한국분 이세예?"라는... 경상도 사투리로 맞이해준다... ㅋㅋㅋ 일본인 아저씨인데... 한국어를 잘한다... 잠깐을 이야기하다... 한국인이 일본에 놀러왔으면 일본가게로 들어가야지 왜 한국식 포장마차로 왔느냐며 갈군다... ``;;; 앞에 있는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고 하니 "일본술 드리까예?"라고 하시길래 낼름 달라고 한다...




안주거리는 필요하지 않냐는 말에... 아무거나 시켰더니... 오징어 무침이 나온다... 오징어 무침인줄 알았으면... 안 시킬 걸... ;;;




아저씨와 한국어로 이야기하며 눈앞에 보니... 갈아만든 배가... 보인다... 일본의 실내 포장마차에서 이런것을 보니 신기하다...




고개를 살짝 드니 내가 좋아라하는 백세주도 보인다... ^^




그 옆으로 보이는 한국어로 적힌 술들...




머리 위로는 주인 아저씨의 족보로 추정되는 것들도 있다...




아저씨 : 서울 살기 힘들지예?
나 : 네...(힘들다... ㅠㅠ)
아저씨 : 서울은 집값이 우예 그리 비싼지...
나 : 맞아요!!!
아저씨 : (주변 손님에게) 서울 집값이 도쿄보다 비싸요.
주변 손님 : 오오~~~ 놀라워~~~(-_-???)
아저씨 : 100만불짜리인 하코다테의 야경은 보셨으예?
나 : 아뇨... 아직... 내일 보려구요... 서울도 야경은 예쁠텐데요???(사실 서울 2년 6개월동안 살면서 한번도 안봤다 ;;;)
아저씨 : 서울도 가끔 가서 보기는 하는데예. 서울 야경은 힘내서 일하라는 느낌의 야경이고예, 하코다테 야경은 편안함을 주는 야경이라예. 그라고 서울은 뻐얼건 십자가가 와 그리 많은지 꼭 무덤같다 아입니꺼... 그래서 한번 보면 2번은 보기 싫어예... 헐... 졸지에... 서울이 무덤이 됐다... ;;; 그럼 난 무덤속에 사는 좀비인 것인가...

털썩... OTL...

나 : 한국은 언제 가보셨는데요?
아저씨 : 동생이 한국사람이랑 결혼해서 아현동 삼니더. 남편은 LG전자 다니고예. 그래가 아들이 물가는 도쿄보다 서울이 싼데 집값이 비싸서 못살겠다 안합니꺼...

아... 도쿄보다 서울이 집값이 비싸구나... 어째 Alp Lodge에서 만났던 일본인 부부도 지하철만 한시간 타고 출근한다더니... 세계적인 집값이구나... 서울은...

나 : 아~~~ ^^
아저씨 : 언제까지 계시는 데예?
나 : 내일 자고 그 담날 한국으로 돌아가요...
아저씨 : 내일은 진짜 한국사람이 요 있을낍니더.
나 : 네?
아저씨 : 집사람이 한국사람이라예. 대구사람.
나 : 아~ 내일도 다시 한번 와봐야겠네요... ^^

이 때 남자 2명이랑 여자 한명이 들어온다... 뽀식이 닮은 아저씨가 들어오면서 "안녕하세요?"하고 들어온다... 한국사람일까???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자리에 앉고 나니 주인아저씨가 새로 들어온 사람들 한테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소개하자,
...
..
.
일본 뽀식이아저씨가 대뜸 "막걸리 사랑해요, 삼겹살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그 소리를 들은 일본 아주머니(?)도 "삼겹살 사랑해요~"라고 말한다...
ㅋㅋㅋ
일본인들의 짧은 한국어로 대화하다...
또다른일본인아저씨 : 일본담배 펴봤어요?
나 : 저 원래 마일드세븐 피는데요... ㅋㅋㅋ
또다른일본인아저씨 : 아~!!! 그럼 이거 한번 펴봐요... 라고 하면 PIECE라고 적힌 담배를 준다... 후우~ 색다른 맛이다.. 흠... 한국갈때 이걸 한보루 사가는 걸 고민해봐야겠다...
일본뽀식이아저씨 : 보신탕 먹어봤어요?
일본아주머니 : 보신탕이 뭐야?
일본뽀식이아저씨 : 개
일본아주머니 : 으... 그런걸 어케 먹어?
일본뽀식이아저씨 : 보신탕 사랑해요~
헐... 보신탕은 나도 안 먹는데...
일본뽀식이아저씨 : 야구 보세요? SK, 롯데, LG...
나 : 야구 안 좋아하는데요?
일본아주머니 : 진짜요? 어떻게 야구를 안 좋아해요?
일본뽀식이아저씨 : 전 저번주에도 야구보러 부산갔다 왔는데... 간김에 자갈치 시장도 보고...
...
..
.
야구 안좋아 하는 바람에... 오늘... 참... 이상한 사람이 되버렸다... ㅠㅠ 난... 월드컵도 2002년에 처음 봤는데...(공놀이는 당구 빼면 다 싫어하는 세인트... 군대에서도 축구안했다...) 일본인 3분이서 막걸리를 언더락으로 주문해서, 한참을 드시더니 나가시면서...
...
..
.
일본뽀식이아저씨 : 안녕히 주무세요~

하신다... 아놔 ㅋㅋㅋ 시간이 12시가 넘어가자 주인아저씨가 문 닫을 시간이라며 반대쪽 가게가 미얀마사람이 하는 곳인데, 저기는 늦게까지 하니까 더 먹고 싶으면 반대쪽으로 가라고 한다... 일본인들과의 대화에 신난 나는 낼름 건너간다... 기본 안주로 주는 듯... 맹숭맹숭한... 콩나물무침... 도대체 난 왜... 일본와서 오징어무침에... 콩나물무침을 먹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조개를 안주로 주문한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옆에 있던 아저씨가 말을 건다... 잠깐 이야기 하다... 아까 보신탕을 사랑한다던 뽀식이 아저씨랑 기념샷을 남기지 못한게 아쉬워 이 아저씨랑은 재빨리 한 컷~!!!




반대쪽에서 떠들며 놀던 아이들도 합세~ 다시 한컷~!!!




사진찍고 놀고 있으니... 조개구이? 조개찜? 이름을 정하기 힘든 안주가 나온다... 흠... 맛있다... 소스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개가 쫄깃하지만 정말 부드럽다...




원래 있던 아저씨는 가시고, 다른 두분이 오신다... 일본에 산지 10년 됐다는 안경쓴 중국인 아저씨... 그리고 그의 일본인 친구...




자기들끼리 재밌게 떠들고 놀던 아이들... 잘생겼다고 하니... 너무나 좋아한다... 사실... 접대성멘트인데... ㅋㅋㅋ




정말정말정말... 재밌는 저녁을 보내고... 많은 현지 사람들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내일은 나의 사실상 마지막 여행일이므로... 많은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난 다시 나의 숙소로 향한다... ^^